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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ever

기억

어린시절 기억

 

1. 어릴때 뭐때문인지 엄마한테 땡깡을 부리고 있었나보다. 그런 나를 엄마는 짜증 가득한 눈빛을 내쏘으며 발로 차서 밀어냈다. 그런 모습에 엄마는 나를 사랑하지 않다고 느꼈다. 

 

2. 9살때 쯤 다른 가족3~4팀이랑 외식하러 식당엘 갔다. 언니랑 지우개 인형을 가지고 놀다 티격태격 했는데 아빠가 그걸보고 눈을 부라리며 나한테 소리를 막 질러댔다. 사람들 모두 나를 쳐다봤다. 아줌마 한명은 나를 안쓰럽게 쳐다봤다. 아빠가 너무 무섭기도하고 창피해서 기 죽은 채로 테이블 구석에 얌전히 앉아 있었다.

그 후로 그 가족들을 볼때마다 나는 괜히 기가 죽었다.

 

3. 언니가 초등학교 때였다. 이유는 기억 안나는데 아빠가 언니를 뒷베란다에 가뒀다.

학교도 가지말고 아빠 퇴근할때까지 여길 나오지 말라고 겁을 주며 출근했다. 아빠는 우리를 짐승처럼 다룬다고 느꼈다.

 

4. 초등학교때, 엄마가 저녁 반찬으로 시금치무침을 정성들여 만들었다. 나는 그 요리과정을 지켜봤다. 그런데 밥 먹을 때 아빠가 시금치무침이 담긴 접시를 부엌에 냅다 집어 던지며 이딴걸 누가 먹는다고 만들었냐며 화를 버럭 냈다. 엄마는 아무말도 안했다. 우린 아빠 심기를 건드릴까 무서워 조용히 밥만 먹었다. 

 

5. 중학교 때 아빠가 운동하자고 억지로 우리 셋을 산에 데리고 갔다. 나는 아빠랑 같이 있는게 싫어서 밍기적 거리며 올라갔다. 뭘 잘못했는지 기억 안나는데 우거진 산속에서 아빠는 내가 말을 안듣는다며 넌 좀 맞아야겠다고 나를 때릴 나무 막대기를 찾아 다녔다. 아빠의 행동이 너무 무서워서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다.

 

6. 언니 중3때 이유는 기억안난다. 아빠는 방에서 언니를 막 혼내더니 부엌 가위로 언니 머리를 완전 까까머리로 짤라버렸다. 그 날 이후 언니는 머리가 자랄때까지 가발 쓰고 다녔고 졸업사진도 가발 쓴채로 찍었다. 나는 집에서 언니 머리를 볼때마다 눈물이 나서 화장실 들어가서 몰래 울었다.

 

7. 유치원생땐가. 엄마는 어린 동생을 업고 양손엔 언니랑 내 손을 잡고 2층 다방으로 올라가서 아빠 어딨는지 찾아보라며 뒤졌다. 다방을 올라가는 계단에서 속으로 여기에 제발 아빠가 없기를 빌었다. 그곳에 아빠가 없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8. 엄마가 집을 나갔다. 일주일 정도 였지만 매우 큰 상실감을 느꼈고 하루하루가 불안했다. 매일 울면서 일기를 썼다. 엄마가 집에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아빠가 우리 셋을 데리고 식당을 갔는데 나는 엄마 없이 온 것도, 엄마 없이 먹는 것도 너무 슬퍼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밥을 먹었다. 

 

9. 중 1때, 언니 동생은 친척집에 있었고 엄마 아빠 나 집에 셋만 있을 때였다. 아빠가 새벽에 내연녀랑 통화하다가 걸렸다. 이성을 잃은 엄마는 오밤중에 아파트가 떠나갈 정도로 실토하라고 소리 지르고 울부짖었다. 난 가운데서 하염없이 울면서 말렸다. 그날 밤 방에서 혼자 울면서 잠이 들었는데 속으로 이런 걱정도 했다. 아래층이 내가 다니는 학원 원장선생님 집인데 내일 선생님 얼굴 어떻게 보지.

 

10. 외갓집이랑 친가집은 5분도 안걸리는 거리였다. 추석, 명절 때마다 아빠는 우리를 다 데리고 친할머니 집에만 들려서 시간을 보내고선 외갓집을 지나쳐 바로 우리 집으로 갔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짐을 싸서 아빠를 제외한 우리 넷이서만 다시 외갓집으로 갔다. 아빠의 행동이 이해가 안갔고 엄마가 불쌍했다.

 

11. 아빠 차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 아빠가 앞에서 담배를 피워대서 바람에 날린 담뱃재들이 내 눈을 찔러댔다. 

 

12. 아빠는 우리 앞에서 엄마한테 무식하다는 핀잔을 자주 줬다. 동생한테도 니는 왜이래 멍청하고 머리가 나쁘냐고 자주 타박했다. 내 눈엔 아빠가 동생을 멍청이로 만드는 것 같아 어리석어 보였다.

 

13. 엄마가 나 초등학교때쯤 썼던 일기장을 보게 됐다. 아빠는 회사 내연녀랑 바람 피우며 집에 생활비 한푼 안줬다, 바람 피우면서도 뻔뻔하고 당당한 아빠의 태도, 엄마한테 폭력과 폭언, 엄마는 아빠한테 맞은 흔적을 안 들키려고 우리가 집에 오기 전에 옷을 갈아 입었다고 했다. 그리고 우울증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좋았던 기억.

 

1. 아빠가 언니랑 나를 바닷가에 데리고 갔다. 구명조끼도 입혀주고 우리 둘이 물에서 노는걸 아빠는 물 밖에서 지켜봤다.

 

2. 어릴 때 내가 너무 너무 갖고 싶었던 무당벌레 목걸이 시계가 있었다. 그걸 사달라고 나는 방에서 엄마한테 막 쪼르고 있었는데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왔다. 방문을 연 아빠는 웃고 있었는데 한쪽 손에 내가 그토록 갖고싶어하던 그 무당벌레 시계가 걸려 있었다. 나는 날아갈듯이 기분이 좋았다.

 

3. 어릴때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일어나보니 머리 맡에 예쁘게 포장된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었다. 행복을 느꼈다.

 

4. 초딩때 다마고치가 너무 갖고 싶었다. 엄마를 쫄라댔었는데 며칠 뒤 아빠가 나를 데리고 문방구에 가서 다마고치를 사줬다. 

 

4. 손목시계가 갖고 싶었을 때 아빠는 나를 보석방에 데리고 가서 돌핀 방수 시계를 사줬다.

 

5. 중학교때 학교 갔다오니 책상 위에 핸드폰 박스가 있었다. 아빠가 사준 첫 핸드폰이였다.

 

6. 고3 생일 때, 아빠가 집에 오더니 어딘가 전화를 건다. 아빠 손에 있던 종이가방 안에서 벨소리가 울렸다. 아빠의 두번째 핸드폰 선물이였다. 그때 당시 제일 최신폰을 선물로 해줬다. 아빠가 조금 로맨틱한 사람으로 보였다. 

 

4. 대학교 때 거의 2년만에 집엘 내려간 적이 있다. 아빠는 몇시쯤 도착하냐고 물어봤고 집에 도착하니 아빠가 내 밥을 차려놨다. 스팸까지 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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